요즘 시대가 백세시대란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사람이 오래 살게 되면서 예전 같으면 벌써 은퇴하고 집에만 있어야 될 나이인데, 이제는 그런 분들이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면서 자신의 잠재능력을 펼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모델이라는 직업은 젊은이들이 가장 좋은 모습일 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얼마 전부터 정말로 멋진 실버모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내가 처음 인상적이었던 모델은 80세 중국인 할아버지 왕데슌이다.
20대에 연극배우로 활동을 하다가 연예계 데뷔를 했는데 잘 안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50대에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제대로 운동을 시작한 것은 70대. 그렇게 해서 무대에 서게 된 것은 79세 때라고 한다. 할아버지인데 탄탄한 몸매와 카리스마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그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거라고 한다.
중국에만 이런 모델이 있는가.. 우리나라에도 있다. 나는 솔직히 우리나라 모델 김칠두 할아버지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
뭐랄까 어떨 때는 발랄한 할아버지 모습으로.. 어떨때는 중후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어떨 때는 우수에 찬 모습으로 여러 가지 모습 연출이 가능한 것 같다. 이전에 순댓국집을 하셨는데 잘되다가 안되었던 경험도 있고 삶의 굴곡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 같다. 이분도 인간극장에 나오셨는데 정말 소박해서 놀랐다.
식당을 하셨기 때문에 집안일도 잘하시고.. 아내가 퇴근하는 길 항상 마중을 나가시고.. 생각보다 가볍고 유쾌하신 분이셨다. 동료 실버모델이 사진 촬영을 할 때 스텝이 아닌데도 여러 가지를 손수 도와주시는 모습이나 집안일하시는 것, 젊은 사람들에게 인사도 잘하시고 겸손하신 모습 등..
비슷한 게 참 많았다. 딸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모델 활동이 이렇게 큰 즐거움과 이슈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을 것이다. 암튼 보는 사람이 기분이 좋다. 늦은 나이에라도 자기가 정말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20대 때는 취직하는 게 우선이었고, 구직 준비 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볼까 하는 청년들도 많이 있을 거다.
정말 공무원이 본인 적성이라면 꼭 그것을 해야 한다면 몇 년이고 준비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지만 본인의 적성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안정적이라니까..라는 생각에 하게 된다면 나중에 들어가서 적성에 안 맞아서 나오는 경우가 발생될 수도 있다. 실제 그런 사례도 많지 않은가..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위주의 교육 이어서 아이들은 본인의 적성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아니 그 욕구가 다 말살된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대학까지 달려가면 대학 가서 또 고민한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뭐지..라고.. 그렇게 경제적인 이유로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의미 없이 또 시간을 보내다가 느지막이 또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지..
라고 불쑥불쑥 올라올 수 있다. 누구 말처럼 꿈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고개를 들이밀며 자기를 봐달라고 말한다. 그래서 결국은 어렸을 때부터 본인의 적성과 흥미를 발견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 성적이 중요한게 아니라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느끼고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관찰해주고 그길을 계속 탐구해나가도록 옆에서 도와주면 아이는 저절로 자신이 행복한 길을 찾아나갈 것이다.
이게 오히려 사교육비도 들지 않고 부모의 힘도 덜 들어가며 아이가 세상을 살아나갈때 필요한 독립심과 자립심, 창의성 모두를 키워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유쾌한 김칠두 할아버지의 얼굴처럼 자기 안의 동심을 발견하고 본인이 정말로 좋아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하면 좋겠다. 나이가 지금 너무 많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70대에 그림을 그려보라는 사회복지사의 권유로 그렸다가 재미를 느끼고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는데 그것이 유명해져서 100살이 넘을때까지 국가에서 열어주는 전시회를 하다 돌아가셨다고 한다. 돌아가실때 자기는 그림을 그릴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내 영혼이 기뻐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그게 설사 남들이 보기에 하찮은 직업이라고 해도 그 일을 하는 사람이 행복하면 그 일은 그 사람이 할때 빛이 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고귀해진다. 그렇게 각 사람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행복해한다면 세상은 균형에 맞게 흘러갈거고 분쟁이 없어질거라고 생각한다.
오래간만에 비오는 날에-
댓글